이 문서는 소프트웨어진흥원과 정보통신부가 주관한 2002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활성화 워킹그룹의 연구 자료 중 일부입니다. 이 문서를 GNU Korea 사이트를 통해 공개해 주신 최영로 변호사님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와 관련한 계약법상의 문제 검토

Copyright (C) 2002 최영로<genie-7@hanmail.net>


1. 서론

컴퓨터 프로그램의 저작권자는 프로그램의 공표권, 성명표시권, 동일성 유지권을 가지는 외에 프로그램을 복제, 개작, 번역, 배포, 발행 및 전송할 권리를 가진다(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제7조 내지 제10조, 구체적인 내용은 별지 자료 1 참조).

한편,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란 프로그램저작권자가 자신의 독점적인 위와 같은 프로그램저작물에 대한 권리 중 복제, 개작, 번역, 배포, 발행 및 전송의 권리를 일반 공중에게 허용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오픈소스 프로그램의 정의에 대해서는 별지 자료 2 참조).

어떤 컴퓨터프로그램에 대해 일반 공중의 자유로운 복제, 개작권 등을 허용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할 것인지 여부는 전적으로 프로그램 저작권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달린 문제이다. 그런데, 프로그램 저작권자가 특정 프로그램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공표할 때는 일반 공중에게 프로그램의 복제권 등을 부여한다는 취지의 의사표시를 첨부하여 당해 프로그램을 공표하는 방법을 취하게 된다. 이때 일반 공중에게 프로그램의 복제권 등을 부여하는 의사 표시를 하는 방법으로는 위와 같은 내용이 담긴 당해 프로그램의 사용허가서를 첨부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사용허가서로서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GNU General Public License (GPL)를 들 수 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관련한 계약법상의 문제는 거의 전적으로 당해 소프트웨어의 사용허가서의 내용과 관련하여 발생하고, 또한 사용허가서의 내용을 토대로 법률관계를 해석하여야 하므로, 이하에서는 대표적인 오픈소스소프트웨어 사용허가서인 GNU GPL의 내용을 기초로 하여 오픈소스소프트웨어와 관련한 각종 계약법상의 문제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2. GNU GPL의 내용 요약

GNU GPL(이하 GPL이라고만 한다.)의 내용 중 핵심적인 부분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3. 프로그램 사용허가의 법적 성질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용허가는 일반적으로 GPL을 통해 이루어진다.

위 사용허가의 성질에 대해 (1) 프로그램저작권자가 프로그램을 복제, 개작, 번역, 배포, 발행 및 전송할 수 있는 권리(이하 배포권 등이라고 한다.)를 일반 공중에게 부여함으로써 배포권 등을 포기한 것이라는 견해(프로그램저작권의 일부 포기)와 (2) 프로그램저작권자가 원래의 저작권을 그대로 가지면서 배포권 등을 일반 공중에게 증여한 것(프로그램저작권의 일부 증여)이라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배포된 프로그램이라고 하더라도 프로그램 저작권자는 여전히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배포권 등을 포함한 프로그램저작권을 가진다고 보아야 할 뿐만 아니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용허가는 일정한 조건을 전제로 한 것으로서 프로그램을 양도받은 자가 그러한 조건을 위반할 경우 저작권자로서는 당연히 사용허가 조건을 위반하여 배포권 등을 행사하는 자에게 사용조건을 위반한 배포 행위 등의 금지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용허가는 저작권의 일부 포기로 볼 성질의 것은 아니며, 저작권의 일부를 일반 공중에게 무상으로 증여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프로그램의 배포권 등은 재산적 가치를 가진 것이므로 증여의 목적물이 될 수 있다). 다만, 일반적인 증여의 경우에는 증여를 함으로써 증여목적물의 기존 소유자는 그 소유권을 상실하고 증여를 받은 사람이 증여목적물의 소유자가 된다고 할 것이나, 위 사용허가의 경우 프로그램저작권자가 배포권 등을 그대로 가지면서 일반 공중에게 병존적으로 배포권 등을 부여하게 되는 것으로서(그 결과 프로그램저작권자와 일반 공중 모두 비독점적인 배포권 등을 함께 가지게 된다.) 특허법상의 통상실시권 설정과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사용허가는 배포권 등의 사용대차(무상으로 빌려주는 것)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도 있으나, 사용대차는 기한을 정하여 목적물을 대여하고 기한 만료시 대여물을 반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인데 반해 통상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사용허가의 내용에 따르는 한 영구적으로 배포권 등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사용허가의 법적 성질을 사용대차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4. 프로그램 사용허가에 관한 계약의 성립 등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용허가를 증여로 본다면, 증여자와 증여받는 자 사이의 증여계약 체결이 필요하다.

증여계약을 포함한 대부분의 계약은 계약의 양 당사자가 참여하여 계약서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 대한 배포권 등의 증여(사용허가)는 일반적으로 GPL을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프로그램 저작권자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GPL과 함께 배포하고(계약의 청약), 배포받는 자가 GPL의 내용을 인지하고 프로그램을 배포받음(계약의 승낙)으로써 증여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참고로, 프로그램을 배포받은 자의 GPL상의 제반 의무는 배포받은 자가 배포받은 프로그램을 재배포하기 이전의 단계에서는 현실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으며, 재배포의 단계에서 비로소 GPL상의 의무가 생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배포받는 순간 배포권 등의 증여계약이 성립한다는 데는 변함이 없으며, 배포받은 자가 프로그램을 재배포하기 이전의 단계에서는 GPL상의 의무가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가 재배포 단계에서 비로소 GPL상의 의무가 현실화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프로그램 저작권자로부터 오픈소스 프로그램을 직접 배포받는 경우 증여계약의 당사자는 프로그램 저작권자와 배포받는 자가 된다는 점에는 아무런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프로그램 저작권자가 최초로 배포한 후 배포받은 자가 GPL의 내용에 따라 또다시 제3자에게 순차적으로 배포하게 되는데, 이 때는 증여계약의 당사자가 누가 될 것인지의 문제가 생긴다.

이에 대해서는 프로그램을 배포하는 자(프로그램 저작권자 등으로부터 프로그램을 배포받은 후 이를 재배포하는 자)와 배포받는 자 사이에 증여계약이 체결된 것이라는 견해와 프로그램 저작권자와 프로그램을 배포받는 자 사이에 증여계약이 체결된 것이라는 견해(이 경우에는 프로그램을 배포하는 자가 프로그램 저작권자의 대리인으로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거나 이른바 제3자를 위한 계약의 형태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가 있을 수 있다.

이 문제는 (1) 프로그램을 배포받은 자가 GPL의 사용허가조건을 위반하여 프로그램을 배포하는 등 계약 내용을 위반할 경우, 그에 대한 책임 추궁(배포 금지나 손해배상 청구 등)을 할 수 있는 당사자가 누가 될 것인지의 문제(계약상의 책임은 계약 당사자만이 물을 수 있을 것이다.) (2) 프로그램을 배포받은 자의 요구가 있을 경우 소스코드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프로그램이 배포된 경우(GPL 제3조 제2항 참조), 프로그램을 배포받은 자는 누구를 상대로 소스코드를 제공해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지의 문제와 관련하여 논의의 실익이 있다.

위와 같은 경우의 증여계약의 당사자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프로그램을 배포하는 자(프로그램 저작권자 등으로부터 프로그램을 배포받은 후 이를 재배포하는 자)와 배포받는 자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즉, 프로그램을 재배포함에 있어서도 당사자의 의사는 배포하는 자가 프로그램 저작권자의 대리인으로서 프로그램을 배포한다는 의사이기보다는 자신이 사용허가를 받은 범위 내에서 독자적으로 프로그램을 배포한다는 의사인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프로그램을 배포하는 자가 GPL의 내용과 다른 조건으로 프로그램을 배포하는 경우 그에 따른 효과를 프로그램 저작권자에게 귀속시킬 수 없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증여계약의 당사자는 프로그램을 배포하는 자(프로그램 저작권자 등으로부터 프로그램을 배포받은 후 이를 재배포하는 자)와 배포받는 자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한편, 개작한 프로그램을 배포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원 프로그램의 저작권자가 아닌 개작자가 증여계약의 당사자가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위와 같은 결론에 따라 GPL의 사용허가조건 위반자에 대한 책임 추궁의 당사자와 소스코드 제공의무자의 문제를 살펴보면,

(1) GPL의 사용허가조건 위반자에 대해 계약위반에 따른 책임 추궁을 할 수 있는 당사자는 프로그램저작권자가 아닌 계약당사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GPL에 의한 프로그램 배포의 경우, GPL에서 정한 내용대로의 배포권 등만이 부여된 것이며, 이를 위반한 프로그램의 사용은 계약위반의 문제가 아니라 권한 없는 프로그램의 사용, 즉 프로그램 저작권의 침해행위로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따라서, GPL의 사용허가조건을 위반하여 프로그램을 배포하거나 사용하는 자에 대해서는 프로그램 저작권자가 저작권에 기해 저작권 침해행위의 금지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2) 한편, 프로그램을 배포받은 자의 요구가 있을 경우 소스코드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프로그램이 배포된 경우(GPL 제3조 제2항 참조), 소스코드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 자는 계약 당사자인 프로그램 배포자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다만, 프로그램 배포자가 이전의 배포자로부터 프로그램을 배포받으면서 소스코드를 함께 제공받지 않고 소스코드의 제공 요구가 있을 경우 소스코드를 제공하겠다는 약정만을 받은 경우에는 위와 같은 약정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소스코드 제공의무를 다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GPL 제3조 제3항 참조).

5. 프로그램에 대한 보증책임 면제와 관련된 문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경우, GPL 제11조 및 제12조에 의해 프로그램에 대해서 어떠한 보증도 제공되지 않는다. 즉, 프로그램의 성능이나 사용목적에의 적합성, 오류 존재 가능성 등에 대해 어떠한 보증도 제공하지 않으며, 그 결과 업무 수행 과정에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하자로 인하여 발생한 어떠한 손해에 대해서도 프로그램 제공자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러한 책임 면제는 프로그램 제공자가 프로그램 하자 존재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이와 같은 보증책임의 면제는 프로그램이 저작권자나 제공자에 의해 무상으로, 그리고 은혜적으로 제공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일응 그 타당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위와 같은 책임 면제는 관련 법률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만 허용되는 것이므로(이러한 내용은 GPL 제11조 및 제12조에도 명시되어 있다.), 위와 같은 책임의 면제와 관련이 있는 법률 규정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사용승낙이 배포권 등의 증여계약에 해당한다고 보면, 민법상의 담보 책임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관하여 민법 제559조 제1항은 `증여자는 증여의 목적인 물건 또는 권리의 하자나 흠결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라고 하여 GPL의 보증책임 면제 규정과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아무런 대가 없이 무상으로 제공되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 규정이다.

그러나, 민법 제559조 제1항 단서는 다시 `그러나, 증여자가 그 하자나 흠결을 알고 수증자에게 고지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여 증여물에 하자가 있음을 알면서 증여한 경우에는 그 하자로 인해 수증자가 입은 손해에 대해서 면책되지 않음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민법상의 규정과 프로그램제공자가 프로그램 하자 존재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던 경우에도 면책된다고 규정한 GPL 규정 사이에는 다소간의 충돌의 소지가 있다. 그러나, GPL 규정은 `하자 존재 가능성의 인식'이라고 표현하여 하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정적으로 인식한 경우까지도 면책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규정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따라서 하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이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GPL의 보증책임 면제의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위 민법상의 원칙에 따라 프로그램 제공자는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프로그램 제공자가 `하자 존재의 가능성' 정도만을 인식한 경우에는 민법 제559조 제1항 단서에서 말하는 `하자나 흠결을 알고 있었던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담보책임이 면제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GPL의 보증책임 면제 규정과 관련하여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저촉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에서 말하는 약관이란 `그 명칭이나 형태 또는 범위를 불문하고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다수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이 되는 것'을 말한다. 위와 같은 약관의 정의에 비추어 볼 때 GPL은 약관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7조는 (1) 사업자, 이행보조자 또는 피용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법률상의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 (2)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의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거나 사업자가 부담하여야 할 위험을 고객에게 이전시키는 조항, (3)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의 담보책임을 배제 또는 제한하거나 그 담보책임에 따르는 고객의 권리행사의 요건을 가중하는 조항을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다.

GPL상의 보증책임 면제 규정은 위 3가지 조항 모두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어 그 유효성이 문제될 수 있다. 그러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아무 대가 없이 무상으로 제공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위 (2)항과 (3)항의 경우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런 관점에서 위 (2)항과 (3)항의 규정에 의해 GPL의 보증책임 면제 규정이 무효라고 해석되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위 (1)항의 경우인바 {(1)항에서는 `상당한 이유 없이'라는 요건이 규정되어 있지 않다.}, GPL의 보증책임 면제 규정이 프로그램 제공자에게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까지도 보증책임을 면제하는 규정이라고 한다면 이는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7조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GPL상의 보증책임 면제 규정이 규정 자체의 해석상 프로그램 제공자가 하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경우(고의가 있는 경우)까지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은 이미 설명한 바와 같으므로, 결국 프로그램 제공자가 하자 존재 사실을 알지는 못하였으나 그에 관하여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가 문제가 될 것이다(이 경우 GPL의 해석상으로는 보증책임이 면제될 것이나, 그러한 GPL 규정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에 위반되어 무효가 된다).

GPL상의 보증책임 면제 규정이 프로그램제공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까지 적용된다고 보는 한 이는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의 규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며, 다만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무상으로 제공되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중대한 과실'의 범위를 최소한도로 축소하여 프로그램제공자가 프로그램에 하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경우와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로 과실이 중한 경우에 한하여 GPL상의 보증책임 면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처리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GPL의 보증책임 면제 규정과 관련하여 제조물책임법 저촉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제조물책임법은 2002. 7. 1.부터 시행된다).

제조물책임법이 적용되는 제조물이란 `다른 동산이나 부동산의 일부를 구성하는 경우를 포함한 제조 또는 가공된 동산'을 말한다. 여기서 컴퓨터 프로그램이 과연 제조물책임법에서 말하는 `제조물'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인지 여부에 관해서는 견해의 대립이 있을 수 있으나, 컴퓨터 프로그램도 `제조물'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컴퓨터 프로그램이 제조물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면, 오픈소스 프로그램의 제공에 대해서도 당연히 제조물책임법의 규정이 적용될 것이다.

제조물책임법 제3조 제1항은 `제조업자는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하여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당해 제조물에 대해서만 발생한 손해를 제외한다.)를 입은 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결함의 내용으로 (1) 제조업자의 제조물에 대한 제조·가공상의 주의의무의 이행 여부에 불구하고 제조물이 원래 의도한 설계와 다르게 제조·가공됨으로써 안전하지 못하게 된 경우(제조상의 결함), (2) 제조업자가 합리적인 대체설계를 채용하였더라면 피해나 위험을 줄이거나 피할 수 있었음에도 대체설계를 채용하지 아니하여 당해 제조물이 안전하지 못하게 된 경우(설계상의 결함), (3) 제조업자가 합리적인 설명·지시·경고 기타의 표시를 하였더라면 당해 제조물에 의하여 발생될 수 있는 피해나 위험을 줄이거나 피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아니한 경우(표시상의 결함)를 들고 있다. 또한, 제조물책임법 제6조는 `이 법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배제하거나 제한하는 특약은 무효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제공된 프로그램이라고 하더라도 프로그램에 하자가 있고(주로 제조상의 결함이 문제될 것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표시상의 결함이 문제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당해 프로그램의 제작자(제조물책임법은 제조물의 제작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는 법률이므로 프로그램 저작권자에게 그 책임이 귀속하게 될 것이다.)는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되며, 이러한 책임은 당사자의 약정에 의해 면제될 수 없으므로 GPL상의 보증책임 면제 규정과는 관계없이 위와 같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제조물책임법은 제조물의 제조 등을 `업(業)'으로 하는 자만을 제조업자로 보기 때문에 개인이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배포하는 경우에는 제조물책임법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것이며 {프로그램의 제조를 업(業)으로 하는지 여부는 당해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배포하는지 여부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즉,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배포한다고 하여 프로그램의 제조를 업(業)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또한 프로그램을 제공받는 자가 자신의 영업에 이용하기 위하여 프로그램을 제공받는 경우, 면책특약이 유효할 수도 있으므로(제조물책임법 제6조 단서), 오픈소스소프트웨어의 제공과 관련하여 제조물책임법상의 책임이 성립될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제공과 관련하여 제조물책임법상의 손해배상책임이 성립될 여지가 있는 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제공은 결정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고(특히, 제조물책임법상의 책임은 제작자가 제조물의 제작이나 가공에 있어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제조물에 결함이 발생하게 된 이상 그에 따른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제조자에게 가혹하다고도 할 수 있는 책임을 지우는 법률이다.), 이러한 점에서 제조물책임법상의 책임 성립 여부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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