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 비공개 답신에 대한 우리의 회신(2006.5.30.)
정통부는 지난 한달 가까이 우리 민원에 대하여 무반응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글이 프레시안에 게재되자, 그로부터 4시간 46분 뒤, 비공개를 전제로 한 비공식 응답을 비로소 보내 왔습니다. 민원 참가인 전원에게 공개할 수 있는 공식적 답변을 신속히 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 요구는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2002년 말 전자정부 출범이 결정되기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온 요구 입니다.
- 2002.3.경, 함께하는 시민행동("시민을 위한 전자정부 만들기")
- 2002.4.21. 한겨레 ("정부 홈페이지 'MS 소프트웨어' 위주")
- 2002.4.22. 연합뉴스 ("정부홈페이지 절반 특정브라우저 사용")
- 2002.11.14. 인터넷 블로그 ("전자정부 출범에 즈음하여")
- 2002.12.23. 오마이 뉴스("전자정부는 MS 익스플로어 전용?")
- 2003.1.30. 한국 과학기술인 연합 ("표준화를 거부하는 전자정부는 누구의 것인가?")
- 2003.6.13. 시민정보미디어센터 ("'윈도' 아니면 통행금지")
- 2004.8.12 인터넷 토론 글타래("국내 웹 표준화 운동의 전개")
- 2004.10. 인터넷 토론 글타래 (IE가 관습 브라우저가 되기 전에)
- 2005.7.3 매킨토시 사용자 포럼("액티브 X만 지원하는 전자정부.. 항의 합시다")
이러한 요구에 대하여 정통부는 2003.9.1. "리눅스와 매킨토시 이용자들이 현재 온라인뱅킹과 전자민원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문제도 해결하기로 했다"는 공허한 발언을 언론에 흘려 사태를 잠시 무마한 이래(한겨레 "공개SW 활성화 정책 뜬다"),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태악화를 방치해 왔습니다.
정통부의 이러한 대응이 가능한 이유는, 위법한 정책 집행의 피해는 각 개인, 그것도 소수에게 분산(diffused)되어 있는 반면, 그 혜택은 특정 기업(공인인증기관 그리고 MS사)에 집중되어 있어, 정책 교정에 대한 저항은 집요하고 체계적이지만, 정책 교정을 촉구하는 압박은 흩어진 개인이 그때 그때 잠시 뭉쳤다가 시간이 흐르면 그저 사라져버리는 '손익 분배 구조'를 알고 있기 때문 입니다.
그러나 흩어져 존재하는 소수 이용자의 사소한 피해라고 생각하였던 것이 결국은 우리의 자생적 전산, 모바일, 통신 관련 SW산업 기반 자체를 허무는 재앙으로 귀결(converge)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자 합니다. 이른바 통신-방송 융합(convergence)의 암울한 결말이 바로 이것입니다.
이 사건 민원에 참여하신 분들은 지금까지 반복되어 왔던 패턴을 되풀이할 생각이 없습니다. 우선 다음 두가지를 정통부에 요구하겠습니다.
- 3년 전에 이미 시작된 것으로 널리 보도된 "공개 소프트웨어 형태의 사용자인증 장치를 개발"하는 작업이 현재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왜 그렇게 오래 걸리는지, 아직도 개발 중인지, 개발을 포기하였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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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서명법은 공인인증기관이 "인증역무의 제공을 거부하거나 가입자 또는 인증역무 이용자를 부당하게 차별한 경우"에 정통부 장관은 "기간을 정하여 시정 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인증기관이 이러한 "시정명령을 정당한 사유없이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정통부 장관은 "인증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를 명하거나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강력하고 효과적인 권한을 사장시켜둔채, 명백한 위법 사태를 지금까지 방치해 둔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법규가 요구하는 적절한 인증서 처리 솔루션을 개발할 일차적인 책임은 정통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인인증업체에게 있습니다. 이들에게 기한을 정하여 시정명령을 내리는 것이 어찌보면 가장 효과적인 시정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모든 것을 정부가 알아서 해줘야 한다는 것은 이미 지난 시대의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정통부 장관은 법이 부여하고 요구하는 정당한 감독권한을 행사하여 6개 공인 인증업체에 대한 시정명령을 발동하시기 바랍니다.
만일 정통부가 자신의 정당한 권한인 시정명령 발동을 계속 거부하고 위법한 현 상황을 방치하는 경우, 우리 민원인들은 지금까지의 인증기관지정신청 및 승인과정과 관계되는 모든 자료의 공개를 청구하여 인증기관지정 과정에서 과연 법규가 정해둔 필수 요구조건들에 대한 적절하고 독립적인 심사와 점검이 있었는지를 살펴볼 계획임을 알려드립니다.
이 메일의 사본(bcc)은 저에게 비공개 회신을 보내 주신 정통부 관계자님께도 보냅니다.
